어제 상훈이가 처음으로 대전 집에 놀러왔다.
회사 동기 결혼식이 있어서 겸사겸사 나를 보러 온 것이다.
밤 늦도록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3시쯤 잠에 든 것 같다.
아침 10시에 일어나서 스파게티와 토마토 주스로 상훈이와 아점을 먹고
결혼식장에 데려다 주고나니 1시 반쯤 되었다.
집 청소를 간단히 하고나서 바로 복장을 갖추고 은돌이와 밖으로 나왔다.
지난 주에 아쉬움이 남았던 갑천종주를 확실하게(?) 깔끔하게(?) 끝내야 되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오늘도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꽤 쌀쌀하긴 했지만, 날씨는 좋았다.
지난 주에 맞바람으로 고생을 했었는데 오늘도 바람이 꽤 불었다.
3월의 갑천변은 봄을 시샘하는 듯 바람이 많은 듯하다.
오늘은 지난 주와 반대방향으로 잔차를 몰았다.
지난 주에는 유등천길과 대전천길은 처음 가본 터라 시간에 쫒기듯 초조했었는데,
오늘은 거리와 경로를 어느정도 파악했기에 여유있게 달리며 징검다리도 건너보았다.
징검다리를 건너 좀더 달리다 보니 유등천길 끝에 있는 뿌리공원에 이르렀다.
여기서 잠시 사진을 찍으며 휴식을 취하고 방향을 틀어 왔던 길을 되돌아나가 대전천으로 향했다.
돌아나가는 길은 바람이 뒤에서 불어서 순풍에 돛단 배처럼 달렸다.
은행동 부근에서 다시 징검다리를 건너서 온길을 되돌아나가 다시 갑천으로 향했다.
갑천에서 신탄진 방향으로 가는 길도 바람이 뒤에서 불어와서 속력을 낼 수 있었다.
은순이로 산을 탈 때는 오프로드에서 느껴지는 진동과 속도감으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면,
은돌이로 로드를 빠른 속도로 달릴 때는 쾌감은 전에 은순이에게서 느끼지 못한 기분좋은 경험이다.
정말이지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듯...
그런데 반대편에서 잔차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속력을 못내고 있었는데,
나도 반환점인 다리를 건너 다시 돌아나올 때 맞바람을 맞으며 달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지난 주의 악몽이 떠올랐다.
역시나 반환점을 돌아 카이스트로 향하는 길은 맞바람으로 속력을 도저히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힘든 것도 힘든 것이지만, 그 체감은 그 이상으로 힘들게 느껴졌다.
카이스트부근까지 와서 드디어 완주를 해냈다는 안도감과 함께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벌써 여섯시 반이다. 아...배가 무지 고프고 팔다리가 쑤신다.
다음 번 라이딩은 은순이와 산으로 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라이딩 정보>
이동시간 : 2h 45m 01s
평균속력 : 22.3km/h
최고속력 : 43.3km/h
이동거리 : 61.37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