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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cycle diaries

4일째(8. 8), 군산 > 김제 > 부안 > 고창

08:54
찜질방 구내식당에서 4000원짜리 미역국을 먹고 샤워를 한 번 더 하고 출발했다.
찜질방에서 나와 군산화물역 옆 공설시장으로 갔다.
시끌벅적한 시장통을 구경하고 인절미와 빵을 사서 다시 길을 나섰다.
 








09:29
군산 독립운동의 발원지인 구암교회로 가는 길을 물어보려고 개복기독백화점에 들어갔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구암교회로 가는 길을 매우 상세하게 친절히 알려주셨다.
그리곤 기독백화점 바로 위에 개복교회가 있는데 나도 이 교회를 섬기고 있고, 군산에서 제일 오래된 교회니까
개복교회도 한 번 들렀다가 가라고 권하시면서 음료수도 주셨다.
우연하게 길 물으러 들렀다가 군산의 역사적인 장소를 하나 건질 줄이야~!
교회는 가파른 오르막과 계단을 올라야 나온다.
올라와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머릿돌이었는데, 1968년 3월 27일이라고 쓰여있었다.

이때 교회를 크게 증축했었나 보다.
여기저기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내려오는 길에 '모든 일은 말씀과 기도로!' 표어가 맘에 들었다.









출처 : 네이버

2003년 가마쿠라 여행, 일본 에노덴(江ノ電)


10:00
구암교회로 가는 도중에 경암동 철길마을에 들렀다.
매스컴에서 몇 번 소개되어 유명세를 치른 곳인데,
예전에 인상 깊게 봤던 사진(두 번째)때문에 기억을 더듬어 찾아간 것이다.
직접 가서 보니 기찻길 옆으로 집들이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는 게 너무 신기했고 사람냄새 나는 정겨운 장소였다.
일본에서 가마쿠라 여행할 때도 에노덴(江ノ電)을 타고 가면서 봤던 그 장소(세 번째)가 우리나라에도 있을 줄이야!

혹시나 지나가는 기차를 볼 수 있지 싶어 주변을 서성였는데,

한 아주머니께서 지난 7월 1일부터 기차 운행을 안 한다고 알려주셨다.
'아~두 달만 더 있다가 중지했으면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았다.









10:16
군산 독립운동의 발원지 구암교회에 도착했다.
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1919년 3월 5일에 독립만세운동이 구암동산에서 발생했는데,
이후로도 30여차례에 걸쳐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났고 호남 최초의 독립만세운동이자 많은 순국자가 발생한

역사적인 장소이다.
특히 이곳에 와보고 싶었던 또 다른 이유는 군산에서 기독교가 주축이 되어 범종교, 범국민적으로 발생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구암교회 내부를 둘러보고 싶었지만, 리모델링 공사 중이었기 때문에

교회 주변을 돌며 구암동산을 밟아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구암교회 바로 앞에 호남 선교 100주년 기념 교회가 있다.
호남지역의 기독교는 군산을 통해서 들어왔는데 당시 선교사님들의 본부가 구암교회였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장소이다.









16:44
김제, 부안을 거쳐 오늘의 목적지인 고창으로 가는 길목이다.
담양에 있는 메타쉐쿼이아 길이 여기에도 있었다.
신기하게도 다른 가로수는 몰라도 메타쉐쿼이아는 쭉 늘어서 있는 모습은 시원해 보이면서 장관을 연출한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군산을 빠져나오는 길목에서 휴대용 펌프를 잃어버려 혹시 있을 펑크를 대비해 급히 김제로 방향을 틀어
홈플러스에서 펌프를 다시 사야 했고,

고창 부근에서 소나기가 내렸다가 그치는 바람에 레인코트를 입었다가 벗으면서 뒤에 짐받이 고무줄에 묶어 놓았는데
어딘 가에서 없어져 버린 것이다.
28000원이나 주고 사서 한 번밖에 안 있어본 건데...

19:34
세계문화유산인 고창 고인돌 마을에 도착하니 해질 무렵이었다.
어두워지기 전에 고인돌 공원 안에 있는 정자 위에 텐트를 치기로 하고 저녁 찬거리와 햇반를 사러
마을 입구에서 봤던 슈퍼로 갔다.

사장님이 이런 시골에 뭐하러 왔느냐고 물으셔서 여행 중인데 저녁거리를 사러 왔다고 말씀드리니까
내일 나갈때 통은 돌려주고 가라고 하시면서 김치랑 밥을 싸주셨다.
너무 감사해서 빈손으로 가긴 뭐해 꽁치통조림을 하나랑 주스를 사 들고 나왔다.
텐트 친 정자에서 100여 미터쯤 떨어진 곳에 고창고인돌박물관이 공사 중이었는데
마침 인부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이 있었다.

다행히도 화장실에서 샤워할 수 있었고, 받아온 물로 꽁치 김치찌개를 끓여 먹었다.

8시쯤에 해가 졌는데 주변은 온통 캄캄하고 적막만이 흐를 뿐 차도 한 대 안 지나간다.
찜질방과는 달리 마땅히 할 것도 없고 너무 시골이라서인지 라디오도 잘 안잡히고 심심해서 죽는 줄 알았다.
여기는 다행히 비가 안오는데 저쪽 산 너머에는 번개치고 난리도 아니었다.
아마도 바다쪽인걸로 보아 내일 영광쪽에 비가 오지는 않을지 걱정이 됐다.








이동경로 : 군산 >김제 > 부안 > 고창
이동시간 : 6h 51m 00s

평균속력 : 17km/h

최고속력 : 38.0km/h

이동거리 : 116.8km

누적거리 : 463.8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