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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cycle diaries

9일째(8.13), 우도 > 성산항 > 제주항

09:00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이렇게 이불을 깔고 편안하게 잠을 자본지가 10일만이다.
일찍 눈이 떠졌지만, 일어나기가 싫었다.

형님과 어제 남겨둔 목살을 구워서 아침밥을 먹었다.
아침 시간이라서 고기가 넘어갈지가 의문이었지만, 꿀맛이었다.ㅋ

밥을 먹자마자 수영복과 물안경을 챙겨서 어제 저녁에 갔던 서빈백사로 달려갔다.









오늘은 날씨가 아주 좋다 못해 따가울 정도였다.
어제는 몰라봤지만, 오늘 보니 정말 산호로 된 백사장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고 하얗다.
동네 아저씨께서 산호들이 서로 뭉쳐져서 점점 자란다고 하셨다.

물이 어찌나 깨끗하고 맑은지 바닷속이 훤히 드려다 볼일 정도였다.
산호모래는 일반모래와 달리 구정물을 일으키지 않아서 물안경을 쓰고 스노클링 하기에 제격이었다.
정말이지 물고기가 다 보였으니 말이다.

형님과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옆에서 놀던 아이들과도 금세 친해져서 동심으로 돌아간 시간이었다.

아~정녕 시간이 이대로 멈췄음 할 정도로 좋았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좋은 곳이 있을 줄이야! 동남아 저리가라였다.

1시까지 해수욕을 즐기고 민박집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점심을 먹었다. 
5시에 녹동가는 배를 타고 제주를 빠져나올 계획이었기 때문에 형님과 인사를 나누고 다시 길을 나섰다.
생각해보니 우도 전체를 다 돌아본 것도 아니었는데 형님과 우도에서 하루 더 지낼 것을 왜 그리 서둘렀는지 모르겠다.








14:27
어제 내렸던 하우목동항에서 다시 배를 타고 우도를 떠났다. 어찌나 아쉽던지...

성산항에서 제주항까지 녹동행 5시 배를 타기 위해서 미친 듯이 달렸다.
제주항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배 시간이 빠듯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우도에서 하루를 더 보내는 건데...' 라고 후회했을 땐 이미 많은 거리를 온 뒤였다.

결국...... 10분 차이로 배를 놓치고야 말았다. 

배를 놓치는 바람에 군 생활을 같이 했던 형님에게 전화하니 반가워하면서
제주에 왔으면 나를 만나고 가야지 어찌 그냥 가려고 했느냐면서 나 보고 가라고 배를 놓친 것이니 회사로 오라고 했다.
회사에서 형님과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형님 차로 같이 퇴근했다.
내가 아주 새카맣게 탄 모습을 하고 나타나니 거지 같아 측은해 보인다면서 
형님과 형수님이 아주 근사한 저녁으로 알찜을 대접하셨다.
난 원래 술을 못하지만, 2차로 포장마차에 가서 술잔을 기울이며 형님과 형수님의 중국횡단 여행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제주에서의 하룻밤이 또 깊어갔다.








이동경로 : 우도 > 성산항 > 제주항
이동시간 : 2h 26m 6s

평균속력 : 20.0km/h

최고속력 : 53.0km/h

이동거리 : 48.78km
누적거리 : 839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