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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cycle diaries

14일째(8.18), 보문관광단지 > 감은사지 3층 석탑, 문무대왕릉, 이견대 > 구룡포 > 호미곶 > 포항 > 칠포해수욕장



동해안의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서 토함산에 있는 추령을 넘어 감포로 갔다.
아침 식사는 여의치 않아서 감포에 가서 먹기로 했는데 추령을 무사히 넘을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다행히 추령까지는 오르막이었음에도 아침 시간이라서인지 차도 없고 한산해서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었다.

추령은 꼬불꼬불한 구도로와 새로 둟린 터널 등 두 군데로 갈 수 있었는데 터널로 통과했다.
그다음부터는 47km/h가 나올 정도로 계속 급경사의 내리막이었다.
이렇게 한참을 달리다가 양북면사무소에서 물을 보충하고 감은사지 3층 석탑으로 향했다.










09:38

감은사지 3층 석탑에 도착했다.

감은사지는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유언에 따라 동해의 대왕암에 장사 지낸 뒤

용이 된 왕이 드나들 수 있도록 금당 밑에 특이한 구조로 된 공간이 만들어져 있었다.

금당 앞에 동서로 마주 보고 서 있는 삼층석탑은 높이가 13.4m로 장대하다.
경주에 있는 3층 석탑으로는 가장 거대하다는데 옆에 가서 보니 정말 높았다.
1959년 서탑을 해체 보수했었고 1996년에 동탑을 해체 보수했었는데 이번에도 동탑을 보수하는 중이었다.

감은사지를 둘러보고 호국용이 되었다는 문무왕의 수중릉인 대왕암으로 향했다.









감은사지에서 문무대왕릉으로 가는 도중에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대종천.









10:00

문무대왕릉에 도착했다.

봉길해수욕장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바다에 있는데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애석하게도 해수욕장에는 문무대왕릉에 대한 어떠한 안내문도 없어서 일부러 찾아간 게 아니라면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리고 이날이 무슨 날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속인들이 굿판을 벌이고 있었고 해변에는 돼지 머리가 뒹굴고 있어서

이곳이 과연 유적지인가 싶을 정도로 관리되지 않는 것 같았다.










10:20

문무대왕릉 근처에 있는 이견대에 왔다.

이견대는 신문왕이 부왕인 문무대왕릉을 망배(望拜)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11:00
나정해수욕장에서 늦은 아침으로 컵라면을 하나 사서 끓여 먹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렸다.









13:20

구룡포해수욕장.









구룡포에서 호미곶 가는 길.

동해에서 처음으로 멋진 해안도로를 만났다.









14:00

포항시에 있는 호미곶에 도착했다.

호미곶은 조선의 풍수지리학자 남사고(南師古)가 동해산수비록(東海山水秘錄)에서 한반도는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모양으로 백두산은 코, 이곳을 꼬리에 해당한다고 묘사한데서 유래한다.









15:20

호미곶에서 포항에 이르는 길은 해안도로임에도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었다.

특히나 오르막은 길고 내리막은 짧아 지옥구간이라 할 정도로 힘들었다.

점심도 거르고 달리다가 지옥구간을 지나고 나니 쓰러질 것 같아서 구룡포읍 흥환리에서 빵 2개와 우유 1리터를 먹었다.

흥환간이해변 앞에 배일 일송정이라는 비문 앞에서 잠시 쉬어가며...


16:40

포항제철을 지나 포항 시내로 들어왔다.

포항은 갓길이 별로 없어서 자전거를 타기가 어려웠다.


16:48

송도해수욕장 부근에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코모도호텔 옆 정자로 비를 피하려고 들어오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나를 보더니 신경질적인 눈으로 쳐다보셨다.

거지 같아 보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옆에 있던 아저씨가 여행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을 보더니

그 할아버지는 인상 쓸 땐 언제고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아저씨에게 텐트 칠만한 좋은 장소를 구하니까 칠포해수욕장을 추천해주셨다.









18:30
칠포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포항 시내에서 이곳까지 오는 길도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으로 고생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해수욕장에 오고 나니 약간 실망스러웠다. 백사장이 생각보다 작고 샤워장이 유료였기 때문이었다.

오늘 하루만 130km 정도를 달려와서 너무 피곤한 나머지 샤워를 해야 할 것 같았다.
화장실에서 하려고도 했지만, 불편할 것 같고 눈치가 보여서 유료샤워장에서 했다.
샤워하고 나오니 샤워장에서 알바를 하는 학생이 한심하다는 듯이 왜 돈 들여가면서 힘든 여행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힘든 건 사실이었지만 여행의 돈으로 따지는 사람에게 어떻게 설명하랴?

비가 올 것을 대비해서 공동화장실 처마 밑 백사장에 텐트를 쳤다.
벌써 휴가철의 끝자락이라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을씨년스러웠만 야시장이 열려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야시장에서 파는 후라이드 치킨을 저녁으로 먹었다.

텐트 밖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부는데 텐트 안은 더워서 미칠지경이었다.








이동경로 : 보문관광단지 > 감은사지 3층 석탑 > 문무대왕릉 > 이견대 > 구룡포 > 호미곶 > 포항 > 칠포해수욕장
이동시간 : 7h 38m 11s

평균속력 : 17.5km/h

최고속력 : 56.5km/h

이동거리 : 133.35km
누적거리 : 1222.4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