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he bicycle diaries

12일째(8.16), 마산 > 창원 > 진해 > 부산 > 울산



08:30
찜질방에서 나오자마자 마산 역전파출소로 가서 뒷바퀴에 난 펑크를 수리했다.
처음 해보는 것이었지만 자전차포에서 사장님이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렵진 않았다.
펑크난 부위에 패치를 하고 타이어를 끼우고 휴대용 펌프로 있는 힘껏 공기를 주입했다.
뒷바퀴를 자전거에 결합하려하니 여전히 공기가 새어나왔다.
내가 패치를 잘못했나 싶어서 같은 부위에 다른 패치로 수리를 반복했는데도 공기가 새어나왔다.
아주 난감했다. 힘들여서 펌프질을 두 번씩이나 했는데 말이다.
다시 자세히 튜브를 살펴보니 다른 부위에도 조그만 구멍이 나 있었다.

2시간이 넘게 펑크 수리에만 매달려 있었더니 아침도 못 먹어서 허기가 몰려왔다.
진해로 향하는 길에 아침을 먹으려고 했는데 식당은 없고 온통 공장뿐이었다.

12:30
마산에서 창원을 거쳐 진해로 들어가는 안민터널을 통과해서 진해에 이르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침 롯*마트가 있기에 비를 피해 들어갔다.
마트 안에 있는 롯*리아에서 런치세트로 아점을 먹고 나니 비가 그쳐서 서둘러 출발했다.








14:00
주기철 목사님이 어린 시절을 보내셨던 진해 웅천교회에 왔다.
사실 진해에 웅천교회가 있다는 정도만 알았지 주소나 정확한 위치도 모른 채 마산에서 무작정 달려왔다.
어쩌면 이 교회를 못 찾고 지나칠 수도 있었다.

오는 도중에 우연히 웅천이라는 표지판을 발견하고는 '진해웅천교회니까 웅천으로 가면 되겠지?'라고 추측해서
들어선 좁다란 길이 웅천으로 인도했다.
다행히도 웅천에 이르러서도 제일 높은 건물이 웅천교회였기 때문에 교회 십자가를 보고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마치 누가 길을 인도해주는 듯이 말이다.








교회 앞에는 '순교자 소양 주기철 목사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다.









웅천교회 지하에 주기철 목사 순교기념관이 마련되어 있었다.

안타깝게도 주기철 목사님의 유품은 대부분 북한에 있기 때문에 많은 자료를 볼 수는 없었지만,

목사님의 생애를 통해서 '일사각오(一死覺悟)'의 정신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주기철 목사님은 3.1운동에 참가하셨고, 1926년 평양신학교를 졸업하셨다.

1936년 평양 산정현교회에서 부임하여 일사각오 설교를 통해서 교인들에게 기독교 신앙과 배일사상을 고취하시며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못 밟기 등과 같은 갖은 고초를 당하셨다.

1940년 '다섯 가지 종목의 나의 기원'이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설교를 하시고 1944년 옥중에서 순교하셨다.


주기철 목사님은 독립에 이바지 한 공이 인정되어 건국훈장이 추서되었고 2007년 11월의 독립운동가로 지정되셨다.

목사님 생가도 방문하려고 했으나 땅 주인이 건물을 허물어서 터에 잡초만 무성하다고 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기에서 신사참배를 거부하시다가 쇠못을 밟고 순교하셨던 주기철 목사님은

손양원 목사님과 함께 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16:10

을숙도 낙동강하구둑 앞.









17:10

낙동강하구둑을 건너 하단에서 대티터널과 부산터널을 지나 부산역에 도착했다.

두 개의 터널은 자전거 통로가 있어서 매우 편리했다.









부산역 맞은 편 초량동에 있는 상해거리로 향했다.

일본 고베의 차이나타운인 난킹마치 같은 곳을 생각하고 간 거였는데 생각보다 중국적인 분위기가 별로였다.









상해거리 끝에 이르니 멋진 계단이 나와서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몇 번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부산역에서 6km 정도를 달려 광안리에 왔다.

해수욕장에서 보이는 광안대교가 마치 일본 오다이바에서 봤던 레이보우브릿지 같은 느낌이었다.









해운대 해수욕장.


12:28
해운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로 울산까지 이동해서 울산의 한 찜질방에 여장을 풀었다.
오늘을 끝으로 계획했던 기독교 성지순례지는 모두 방문했다.

부산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오늘 일정은 많은 곳을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여행을 마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부산역에서 초량교회와 부산진교회를 둘러보았으면 좋을 뻔했다.
이젠 동해안을 따라서 올라가는 일정만 남았다.








이동경로 : 마산 > 창원 > 진해 > 부산 > 울산
이동시간 : 5h 33m 00s
평균속력 : 13.4km/h
최고속력 : 46.0km/h
이동거리 : 74.34km
누적거리 : 1015.1km